조국이 해방 되던 날 …
예순해도 더 지난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늦은 저녁…
북녁의 작은별 하나,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만이 심산유곡의 적막함을 달래 주던 그 때…
성호 형님께서 나즈막이 불러 주시던 '새'의 감동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촉촉히 남아 있네요.
2009년 8월 15일, 16일 1박2일 일정으로 무궁화의 고장 홍천엘 광복절 특사 처럼 너무도 즐겁게 신나게 행복하게 다녀왔습니다.
첫날.
성호 형님, 홍혜윤 형수님, 태순 누님, 현종 형, 이선미 형수님, 정규 형, 강산, 기용 형, 김기민, 선양규, 선형윤, 선주연...이렇게 오붓하게 초등학교 시절 진달래 가득했던 학교 뒷산으로 김밥을 싸들고 봄소풍을 갔던 설레는 마음으로 8월 15일 아침 일찍 잠실역에 모여 1박2일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예약을 하고 이미 사전답사까지 마친 심심산천의 현종 형 지인께서 소유하고 계시는 별장으로 가는 중간 경유지는 홍천군 화촌면 굴운리에 위치한 그 이름도 유명한 얼큰이 칼국수 집.
올림픽 대로를 타고 미사리 끄트머리에서 최근 개통한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날씨도 너무 좋고 그 날이 토요일 겸 공휴일이다 보니 강원도로 향하는 형형색색의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종 IC 까지 가는 내내 지체와 서행을 반복했습니다.
그렇지만, 가는 내내 태순 누님의 미국 다녀오신 얘기, 살아가는 얘기, 일 얘기들을 나누며 가다 보니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홍천 IC 에서 20여분 달려 얼큰이 칼국수에 도착하여 먹은 칼국수와 막국수의 맛은 외진 곳에 위치했는데도 주차장에 차량들이 가득한 이유를 설명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시원한 홍천 막걸리 한사발과 칼국수를 푸짐하게 먹고 현종 형, 이선미 형수님, 기용형, 기민이가 탑승한 차량을 선두로 하고 칼국수 집에서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별장으로 향했습니다.
대구와 더불어 대한민국 최고의 더운 지역 답게 햇볕은 뜨거웠지만, 한적한 국도변에 한무더기 피어있는 때이른 코스모스와 단아하게 피어있는 홍천의 꽃 무궁화, 그리고 홍천강을 따라 곳곳에 펼쳐진 비경을 감상하며 가노라니 일상에서 탈출한 여유와 마음의 평화를 한 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어느새 1박2일 동안 머무를 별장에 도착했습니다.
고풍스런 기와집과 그 주변으로 소나무, 밤나무, 자두나무, 복숭아 나무, 그리고 밭 한켠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옥수수는 오래간만에 찾아온 시골집 처럼 정겹고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넓다란 앞마당에 네대의 차를 주차하고 거실과 네개의 방, 주방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저녁에 있을 숯불구이 삼겹살 파티를 위해 불판을 준비했습니다.
이어서 아이들 물놀이를 위해 숙소 바로 옆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으로 가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는데, 정규 형이 다리 밑 물이 적당히 고여 있어서 물놀이 하기에 좋은 소를 발견하여 그 곳에서 산, 은채, 은민, 은준, 형윤, 주연이는 신나게 물놀이를 했습니다.
다리 바로 위 계곡 옆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어서 어른들은 자리를 마련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마음껏 휴식을 취했습니다.
재미있고,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6시 정도 되어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하고 숯불구이 파티를 시작했습니다.
성호 형님이 바알갛게 달궈놓은 숯불 위에 아작아작 익어 가는 고기와 싱싱한 상추, 태순 누님이 밭에서 막 따온 향긋한 유기농 깻잎을 함께 해서 먹은 그 맛 !! 그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쌈 중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아이들도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 TV도 보며, 인터넷 게임도 하며 거실과 방에서 즐겁게 놀았답니다.
어느덧 민동 선후배만 남게 되어 아스라한 그 때 전농벌 이곳 저곳을 누비던 새내기 시절 해방터에서 막걸리 한순배씩 돌리며 함께 불렀던 노래들을 불렀습니다.
태순 누님이 미국을 다녀오시면서 가져온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명망있는 샤또에서 생산된 그랑크뤼급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오리건산 와인과 현종 형이 정교하게 조제한 소맥을 곁들이니 달을 안주 삼아 유유자적했던 이태백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이미 인적이 끊긴 첩첩산중의 고요함은 성호 형님의 '새'를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달궈지기 시작했습니다.
전농벌을 떠난지 강산이 두번도 더 바뀐 지금, 목청 높여 부르는 민중가요는 그동안의 타는 목마름을 적셔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열두시를 훌쩍 넘기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넓직한 방에서 어머님 팔벼개를 하고 누운 것 처럼 편안하고 포근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둘째날
깊은 산중 암자의 스님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청량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일어나 형수님들께서 준비해주신 라면과 누룽지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간밤의 숙취는 공기 좋은 산중에서 마셔서 그런지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해가 조금 더 뜨기를 기다려 어제 놀았던 물놀이장으로 갔습니다.
수박과 부침개를 해 먹을 도구와 물고기를 잡을 어망을 가지고 아이들은 다시 튜브와 물총을 가지고 신나게 놀고, 그늘에서는 현종 형이 부친 부침개를 맛있게 먹으면서 편안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35도 가까운 날씨였지만, 계곡물은 어찌나 차갑던지 계곡물에 담가 놓은 수박을 먹을 때엔 냉장고에서 방금 꺼내 먹는 것 처럼 너무나 시원하고 달콤했습니다.
어망에 걸린 1급수에만 산다는 천연기념물(?) 물고기를 부침개에 함께 넣어 먹었는데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1시경 까지 여유있게 놀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형수님들과 누님께서 준비해 주신 맛있는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고 깨끗하게 뒷정리를 했습니다.
가는 길에 먹으려고 밭에서 옥수수를 따서 삶았습니다.
역시 강원도 찰옥수수 맛 그대로였습니다.
아쉽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보낸 그 곳을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루 정도 더 쉬었다 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았습니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양평 용문사 부근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도시가 가까워 오니 자연과 함께한 그 곳이 금새 그리워 지더군요.
정규 형의 안내로 용문사 초입에 위치한 식당에 도착하여 국밥과 산채 보리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맛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이번 여행 기간 동안에 먹었던 음식은 하나 같이 일품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특별함 그 자체 였습니다.
이번 1박2일 소풍은 선배님들과 조금더 가까워지고, 형수님들과, 아이들과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만사 제쳐두고 또 함께 하려고 합니다.
특히, 산, 은채, 은민, 은준, 형윤, 주연이의 해맑은 웃음들 속에서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지치지 않을 기운을 얻은 것 같습니다.
1박2일을 준비하며 여러모로 신경 쓰신 현종 형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형수님들, 태순 누님 음식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성호 형님, 정규 형, 기용 형 저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 남길 수 있게 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기민이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항상 건강하고 하는 일 잘 되길 기원할께.
산아, 은채야, 은민아, 은준아, 형윤아, 주연아 모두들 여름 방학 중 다녀온 홍천 1박2일 소풍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길 바랄께.
9월 남한산성에서 다시 한 번 8월의 추억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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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더불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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